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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540호] 수많은 선택지 속, 선택의 부담을 덜어주는 디토소비

작성자대학신문방송국  조회수2,675 등록일2024-03-13

디토소비는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하는 소비를 의미


현대인은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어떤 음식을 먹을지, 어떤 옷을 구매할지 등 간단한 선택을 시작으로 무수히 많은 선택지에 직면한다. 특히 인터넷과 컴퓨터 통신의 발전으로 상품, 정보 제공, 구매 채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더욱 커졌다. 그 어느 때보다 시간이 중요해지고 효율을 중시하는 분초사회에서 역설적으로 소비 환경은 복잡해진다.

이러한 소비 환경에 직면한 소비자의 부담은 ‘포보현상’으로 나타난다. 포보현상은 자신의 선택 외에 더 좋은 선택이 있을 것을 우려해 결정을 연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의 시간과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이 체감하는 실패의 기회 비용이 더 크다는 점 또한 포보현상을 부추긴다. 이 포보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디토소비’가 등장했다.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이하 김교수)는 2024년 트렌드 키워드로 ‘드래곤 아이즈(DRAGON EYES)’를 발표하면서, 그중 Y에 해당하는 디토소비를 강조한다. 디토란 ‘나도’라는 의미로 디토소비는 소비에 있어서 의사결정과정이 많았던 전통적 소비 방식과는 다르게 나의 가치관이나 취향을 반영하는 콘텐츠, 커머스의 선택을 따라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토소비는 개인이 복잡한 선택 과정을 건너뛰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을 신속히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교수는 과잉의 시대, 자진의 가치관과 취향을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르는 디토소비가 올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디토 소비자들은 유명인의 구매에 동조하는 것은 물론, 전문가가 추천하는 상품에 주저없이 구매버튼을 누른다.

디토소비의 유형은 ‘사람디토’, ‘콘텐츠디토’, ‘커머스디토’ 세 가지로 나뉜다. ‘사람디토’는 SNS에서 팔로우 한 유명인의 구매를 따라 하거나, 일반인 전문가가 추천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어느 브랜드의 어떤 제품을 소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했다면 요즘에는 누가 사용하는 제품인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자기 회사의 제품을 홍보하는 직원(employee)과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의미가 합쳐진 합성어 ‘임플루언서’들의 활약으로 디

토소비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소비자는 각종 SNS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쉽게 전문가와 소통할 수 있게 되면서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문가를 따르는 현상 또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콘텐츠디토’는 드라마나 영화, 유튜브 콘텐츠 등에서 참고하여 소비 하는 것을 뜻한다. 드라마에 나온 주인공의 옷을 따라 사거나, 유명 유튜버가 방문했던 맛집에 방문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콘텐츠디토가 가장 눈에 띄는 영역은 여행이다. 예약 플랫폼 익스피디아가 2023년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영화와 드라마가 소셜미디어를 제치고 여행 목적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영향을 미치는 매체로 선정됐다. 전 세계 66%의 소비자가 영화, 드라마의 촬영지를 여행 목적지로 고려했다는 것이다. 

‘커머스디토’는 상품을 구매하는 유통 경로를 추종하여 소비하는 것으로,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커머스에서 제안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대형 유통 채널인 백화점이나 마트보다 온라인, 모바일 쇼핑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에서도

대형 종합몰 대신 특정한 카테고리의 상품만을 취급하는 전문몰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러한 전문 영역 쇼핑몰을 수직적으로 특화했다는 의미에서 ‘버티컬 커머스’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해당 영역에 대한 자신만의 고유한 취향과 안목으로 제품을 선별하고 제안한다. 

현대 사회에서 선택의 부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취향에 맞는 빠른 선택을 도와주는 디토소비는 SNS를 기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디토소비는 현대 사회에서 선택의 부담을 덜어주고, 개인의 가치관과 취향을 반영한 소비를 도모하는 새로운 소비 흐름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글·사진 이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