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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541호] 취중 진담에 빠진 연예계, 이대로 괜찮을까

작성자대학신문방송국  조회수2,569 등록일2024-04-11

최근 유튜브에서 연예인들이 술을 마시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 이른바 ‘음주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연예인들은 지상파 방송에 비해 비교적 규제가 덜한 유튜브에서 더 편하고 쉽게 음주 장면을 노출한다. 이러한 음주 콘텐츠에 대해 누리꾼들은 ‘연예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친근감이 느껴진다’, ‘가식 없이 술에 취한 모습을 보여주는 인간적인 면모가 좋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음주 콘텐츠로 조성된 지나친 음주 문화에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예인 음주 콘텐츠는 가수 이영지의 <차린건 없지만>이라는 채널을 통해 시작되었다. 이영지는 본인의 집으로 연예인들을 초대해 직접 요리한 음식과 술을 마시며 방송을 진행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진이 출연한 회차는 조회수 2,302만 회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외에도 그룹 블랙핑크 지수, 있지 채령, 에스파 카리나 등 현재 케이팝 산업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연예인들이 다수 출연해 화제에 올랐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슈가도 <슈취타>라는 이름을 내걸고 음주 콘텐츠를 진행하였다. <슈취타>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뿐만 아니라 가수 아이유, 축구선수 이강인 등이 출연하여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신선한 조합으로 토크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가수 조현아의 <조현아의 목요일 밤>, 채연의 <인싸동 술찌>, 예능인 신동엽의 <짠한 형> 등의 음주 콘텐츠가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언제나 화려한 모습으로 조명 받는 연예인들이 술자리에서 유행하는 게임을 하고, 그들의 속사정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리는 등의 담백한 모습에 시청자들의 정서적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처럼 음주 콘텐츠가 사람들의 큰 호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음주 콘텐츠에 출연한 연예인 대부분은 10대 팬덤을 거느리고 있다. 특별한 제재 없이 지속적으로 음주 콘텐츠에 노출되는 미성년 시청자들은 술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알코올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음주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

지나친 음주 장면 노출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3년 11월에 ‘절주 문화 확산을 위한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음주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연예인 등 유명인의 음주 장면은 그 영향력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묘사해야 한다’, ‘음주 행위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미화하는 장면은 경고문구 등으로 음주의 유해성을 알려야 한다’라는 등의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술을 마시지 않고도 구독자들을 사로 잡는 유튜브 콘텐츠도 있다. 유재석의 <핑계고>, 장도연의 <살롱드립>이 그 예다. 이들은 음주 장면 없이 오직 ‘입담’만으로 게스트로 출연한 연예인과 호흡을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술을 마셔야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솔직한 이야기들도 술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악영향을 끼쳐 우리 몸에 큰 해를 가할 수 있다. 인기 많은 콘텐츠라고 무작정 소비하기보다는 비판할 점은 비판하며 올바른 시각으로 콘텐츠를 대하는 자세도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글 이연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