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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504호] 2020 올해의 색상은 클래식 블루, 누가 정했는데?

작성자곽소윤 기자  조회수72 등록일2020-02-27

팬톤은 미국의 색채 전문 기업이다. 이 기업은 10,000개 이상의 색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명명하여, 디자인, 인쇄, 섬유 등 다양한 산업에 정확한 색상 표준을 제공한다. 특히 팬톤 색채 연구소는 세계적인 색채 경향을 예측하여 산업 브랜드에 활용 방안을 제안하는 컨설팅 서비스이다. 이는 올해의 색상, 패션 런웨이 색상 트렌드 리포트, 색상 심리학 등을 포함한 트렌드 예측 서비스와 맞춤형 색상 표준,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 색상 컨설팅을 제공한다.

팬톤이 정확한 색상 표준을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팬톤 매칭 시스템(PMS; Pantone Matching System)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1963년 팬톤의 창립자 로렌스 허버트는 화학 전공 지식을 발휘하여 최초 12개의 기본 색소를 배합하는 방식으로 색을 만들었고, 잉크를 10개의 색상으로 단순화하여 각각의 색에 특정 기호와 번호를 부여했다. 이 팬톤 매칭 시스템을 시작으로 명확한 색상 표준이 생겼고, 이듬해 1964년에는 디자인 시장을 겨냥한 팬톤 색 일람표가 등장했다. 이후 팬톤 매칭 시스템은 나날이 발전하여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표준 색채 언어가 되었다. 팬톤이 정의한 색상은 기업 브랜딩 분야를 넘어 국가의 국기를 표현하는 데에도 쓰인다.

팬톤은 2000년부터 매년 12월마다 올해의 색상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올해의 색상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트렌드 분석이 최우선이다. 팬톤 색채 연구소의 분석가들은 새로운 색상의 영향을 찾기 위해 전 세계의 영화, 패션, 디자인뿐만 아니라 새로운 예술가, 인기 있는 여행지, 사회·경제적 요건 등을 모두 조사한다. 또한, 일 년에 두 번 유럽에서 다양한 국가의 색상 표준 그룹의 대표자 모임을 개최하여, 치열한 논의 끝에 올해의 색상을 결정한다.

위 과정을 거쳐 2015년에는 계속된 불황으로 사람들이 낙천적이면서도 따뜻한 온기가 있는 색상을 선호한다는 이유로 와인 빛의 마르살라가 선정되었다. 2016년에는 최초로 두 가지 색상이 선정되었는데, ‘패션과 색채에 대한 성적 고정관념이 점차 모호해지고 있으며, 성 평등 및 색채의 자율성에 대한 사회적인 움직임을 이미 확인했다며 은은한 분홍색의 로즈 쿼츠, 연한 파란색의 세레니티가 발표되었다. 20년 동안 팬톤이 발표한 올해의 색상은 다양한 산업에서 제품의 개발, 디자인, 포장에 활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주요 구매 요인으로도 발전했다.

팬톤은 2020년 올해의 색상으로 짙은 파랑의 클래식 블루를 선보였다. 이에 팬톤 색채 연구소의 상임이사 리트리스 아이즈먼은 우리는 신뢰와 믿음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항상 의지할 수 있는 청색 PANTONE 19-4052 Classic Blue에 의해 표현되는 것은 항상성과 자신감이다. 깊은 공명에 휩싸인 클래식 블루는 정착의 토대를 제공한다. 광대하고 무한한 저녁 하늘을 끝없이 연상시키는 클래식 블루는 우리가 우리의 생각을 확장하기 위해 명백한 물질 너머를 보도록 돕는다. 이는 우리가 더 깊이 생각하고, 우리의 관점을 높이고, 의사소통의 흐름을 열도록 도전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다시 말해, 클래식 블루는 특유의 차분함과 안정감으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스스로 집중하는 데 돕는다. 신뢰성, 안정성을 내세워 클래식 블루가 선정된 배경에는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 성장하고 있는 세태, 국제적 정세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사람들의 편안함을 소원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색상, 클래식 블루를 반영한 제품은 일찌감치 등장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VDL2015년부터 팬톤과 협력하여 올해의 색상을 반영한 메이크업 컬렉션을 발표했다. 이달 역시 클래식 블루 패키지가 돋보이는 2020 VDL+PANTONE 컬렉션을 출시했다. 또한, 최근 프랑스 패션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클래식 블루로 전면을 물들인 천연 가죽 소재 지갑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