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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504호] 누구를 위한 연말 가요제인가?

작성자이혜진 기자  조회수183 등록일2020-02-27

한 해를 빛낸 가수들과 팬들의 축제라는 이름으로 연말 가요제가 열린다. 하지만 공연 시작 전부터 생방송을 송출할 때까지 문제는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공연 전, 단 몇 분을 위해 가수는 발표했던 곡을 편곡하거나 대규모 댄서와 함께 웅장한 무대를 준비한다. 방송국은 추첨을 통해 무료로 좌석을 제공하고, 팬들은 무대를 보기 위해 자리를 사수한다. 운이 좋아 당첨된 팬이 있는가 하면, 돈을 주고 사고파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공연 암표 문제는 매년 수십 차례 문제가 제기되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공연하는 중에도 문제는 이어진다. 카메라가 공연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거나 공평하지 못한 무대 시간 분배까지 언급된다. 특히나 지난해는 허술한 공연 준비로 지상파 3사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 1225일 연말 시상식의 시작을 알리며 가요대전>이 열렸다. 하지만 무대 장치로 인한 사고와 이후 미흡한 대처로 질타를 받았다. 리허설 중 걸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웬디는 리프트 추락 사고로 얼굴과 골반, 손목 골절 진단을 받았다. 방송 전 SBS는 레드벨벳의 무대 불참 소식을 전했다. 팬들은 자세한 사고 경위와 사고를 입은 멤버에 대한 사과 없이 단 세 줄로 된 사과문을 보고 분노했다. 방송이 끝난 후, SBS레드벨벳 웬디 씨는 물론 가족과 레드벨벳 멤버, 팬 여러분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2차 사과문을 올렸다. 또한, 사고 이후 현장을 통제하고 119 신고를 한 후 병원으로 긴급 이송해 정밀 검사를 받았다며, 상황 대처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내부 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하고,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라며 사고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했다. 컴백한지 얼마 되지 않아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고 있던 팬들은 SBS에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였으며, SM엔터테이먼트는 4인 활동으로 예정된 그룹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선 가요대전>의 안전사고로 긴장 속 서막을 연 가요대축제>는 이름과 달리 모두가 즐기지 못한 축제였다. 많은 가수가 무대 시작 전 인트로나 무대가 끝난 후 아웃트로 퍼포먼스를 준비했고, 걸그룹 에이핑크도 그들 중 하나였다. 에이핑크는 아웃트로 퍼포먼스를 선보이려 뒤를 돈 순간, 화면이 전환되며 갑작스럽게 무대가 끝나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멤버 손나은이 SNS에 올린 안무 영상에 따르면, 멤버들이 뒤를 돌면 댄서가 등장하며 뮤직비디오 뒤 내용과 이야기가 이어지는 연출이었다. 당시 현장에서 무대를 지켜보던 팬들의 영상에서는 멤버들이 당황해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에 무대 위로 스태프가 올라오며 상황을 정리하고, 에이핑크와 댄서들은 퍼포먼스를 마치지 못한 채 무대를 내려갔다. 멤버들은 각자 SNSV앱으로 심정을 전했다. 손나은은 열심히 준비한 무대 끝까지 다 못 보여드려서 속상하고 죄송한 마음에 올립니다라며, “모두가 함께 수고했다는 마음으로 기분 좋게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모인 자리인 만큼 모든 가수들이 열심히 준비한 무대 앞으로는 안전하게, 공평하게, 만족스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정은지는 무대를 열정과 땀으로 준비해서 보여주시는 모든 아티스트분들의 무대가 늘 존중받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다음날 가요대축제 책임 프로듀서는 가요대축제>에 사과문이 게재하였다. “연말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팬들을 위해 밤낮없이 열심히 준비한 공연이 저희의 실수로 빛이 바래진 데 대해 멤버들과 팬들의 다친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멋진 무대를 위해 애쓴 에이핑크의 스태프들에게도 사과드립니다라며 사과문을 시작했다. “에이핑크 무대는 생방송 중 제작진의 단순 실수이긴 했지만, 더 철저하게 준비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기에 전적으로 저의 잘못입니다. 제작과정의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라며 더 나은 무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연이은 안전사고와 방송사고로 불안함과 함께 2019년 마지막 날 가요대제전>이 펼쳐졌다. 그러나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가수 김재환은 시간이 필요해누나두 곡 무대를 순서대로 선보일 예정이었다. 카메라가 김재환과 댄서들의 모습을 비추었을 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필요해곡의 처음 부분이 아닌 끝부분이 나오면서 누나곡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뒤늦게 깨달은 김재환은 누나무대를 진행하며 위기를 넘겼다. 무대 후 MC음향 문제 발생으로 사고가 벌어졌다. 긴장한 탓에 김재환 씨를 배려하지 못한 것 같다. 추운 곳에서 고생하는데, 김재환 씨와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드리겠다라며 사과했다.

연말 가요제의 의미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축제인 만큼 매년 반복되는 사고와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철저한 사전준비와 충분한 리허설로 가수뿐만 아니라 방송을 만들어가는 모든 스태프가 무사히 무대를 만들어내야 한다. 게재된 두 사과문에서 나타난 것처럼 올해는 사고 없이 무사히 즐길 수 있는 연말 가요제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