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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509호] 방송가 부캐 열풍

작성자한밭대신문사  조회수728 등록일2020-09-10

2020년은 바야흐로 부캐(부캐릭터)의 시대이다. 부캐는 게임에서 본래 사용하던 캐릭터가 아닌 새로 만든 부 캐릭터를 이르는 말이다. 부캐라는 단어가 일상으로 확대되며 자신의 또 다른 자아라는 포괄적 개념을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연예계 부캐의 시작은 어디일까?

2018Mnet <쇼미더머니 777>에 혜성같이 등장한 래퍼 마미손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최초의 부캐이다. 마미손은 래퍼 매드클라운을 연상케 하는 목소리와 체형으로 정체 분명의 래퍼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본인은 매드클라운이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매드클라운의 부캐라는 것이 기정사실화되었다. 마미손은 쇼미더머니 예선에서 가사를 절어 탈락했지만, 데뷔곡 소년점프의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4,000만 회를 달성하며 부캐로서 성공적인 성적을 거둔다.

부캐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것은 MBC <놀면 뭐하니?>(이하 놀면 뭐하니)에서 부터였다. 국민 MC 유재석의 단독 프로그램인 놀면 뭐하니 안에서 유재석은 드러머, 요리사, 라디오 DJ 등의 직업을 가지면서 유고스타, 유라섹, 닭터유 등 수많은 부캐를 지닌다. 그중에서 트로트 가수 부캐 유산슬이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젊은이들의 전유물이었던 부캐의 인식을 중장년층까지 확대시켰다. 또한 트로트라는 장르가 올드하다는 편견을 깨고 젊은층에서도 사랑을 받으며 트로트 열풍의 시발점이 되었다.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 <합정역 5번 출구> 등의 곡들은 음원차트에서 자리를 지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유산슬은 2019 MBC 방송연예대상 신인상을 받으며 본캐(본캐릭터)인 유재석이 받지못했던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4-5%에 그치던 놀면 뭐하니의 시청률은 유산슬의 등장으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 이후로도 8-10%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유산슬은 놀면 뭐하니 흥행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부캐라는 개념이 더욱 극대화된 것은 신인 혼성그룹 싹쓰리의 등장이었다. 싹쓰리는 리더 비룡을 필두로 린다 G, 유두래곤으로 이루어진 3인조 그룹이다. 비룡, 린다 G, 유두래곤은 각각 비와 이효리, 유재석의 부캐로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2000년대를 대표했던 솔로 남녀 가수 2명과 유재석의 만남으로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더군다나 아이돌 팬덤이 형성되며 많이 사라졌던 혼성그룹의 등장으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싹쓰리는 데뷔 전부터 신인답지 않은 노래, 춤 실력과 입담을 보이면서 초대형 신인 그룹의 등장을 알렸다. 데뷔 전 선행 싱글앨범으로 듀스 원곡의 여름안에서를 커버 버전으로 발매하였고 차트 5위권을 지키며 정식 데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718일에 발매된 데뷔곡 <다시 여름 바닷가>는 발매 동시에 모든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며 성공적이다 못해 폭발적인 데뷔를 했다. 데뷔곡 다시 여름 바닷가는 팀의 정체성에 맞는 뉴트로 감성과 여름 느낌을 가미했고 많은 세대의 공감을 얻어내며 1위를 달성하였다. 다시 여름 바닷가는 린다 G(이효리)의 남편인 이상순의 작곡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725일에 발매된 후속곡 <그 여름을 틀어줘> 역시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싹쓰리의 파급력을 증명시켜줬다. 지난달 1일에는 멤버들의 솔로곡 3곡이 공개되었고 이 곡들 또한 차트 상단에 올라 멤버들의 개인 기량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5월에 데뷔한 코미디언 김신영의 부캐인 트로트 가수 둘째이모 김다비도 여러 매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화제가 되었다. 1945년생 대구 출신 김다비는 데뷔곡 주라주라를 통해 직장인의 고충을 호소하며 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얻었다. 이렇듯 예능과 연예계의 판도는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부캐가 단발성 프로젝트에 그쳤지만, 지금은 분리된 또 하나의 자아로 활동할 정도로 부캐에 대한 인식은 많이 달라졌다. 매드클라운은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래퍼지만 부캐 마미손은 반항아스럽고 직설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매드클라운은 음원 사재기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으나 마미손은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는 곡으로 음원 사재기를 맹렬히 비판했다. 유재석의 부캐 유산슬은 전반부에서도 언급했듯 프로그램의 시청률 상승과 더불어 트로트 열풍의 선두주자로 서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연예대상 신인상까지 받으며 유산슬이라는 캐릭터의 입지는 굳건해졌다. 앞으로도 어떤 부캐가 등장할 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글 이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