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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513호] <철인왕후> 역사 왜곡인가, 신선한 시도인가?

작성자한밭대신문사  조회수464 등록일2021-01-19

주말 안방극장을 새로이 차지한 드라마가 있다. 사극에 코미디를 더한 퓨전 사극, <철인왕후>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12일 첫 방송을 마친 <철인왕후>는 대한민국 대표 허세남 영혼이 깃들어 저세상 텐션을 갖게 된 중전 김소용과 두 얼굴의 임금 철종 사이에서 벌어지는 영혼 가출 스캔들을 그리고 있으며, 케이블 채널인 tvN에서 매주 주말 저녁 9시 방영된다. <철인왕후>의 성별 전환 빙의, 타임리프에 사극이 곁들여진 요소는 첫 방영부터 인기를 끌었다. 첫 주에만 8%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2주 차에 9%10%, 3주 차에 11%, 4주 차에 12%까지 원만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달 10일에는 평균 12.8%, 최고 14.3%의 시청률을 달성했다. 시청률로만 봤을 때 케이블 채널 드라마에서 대박을 터뜨렸다는 평가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서 발표한 드라마 화제성 분석에서 3주 연속 2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철인왕후> 자체만의 평가는 양극단을 달리고 있다.

사실 <철인왕후>는 방영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작품이다. 원작 소설인 태자비승직기의 작가 선등이 작품에서 한국 비하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해 혐한 논란이 벌어졌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방영 후에는 대사에서 논란이 일었다. 대표적으로 왕후 김소용(신혜선)의 몸으로 들어간 장봉환(최진혁)주색으로 유명한 왕의 실체가조선왕조실록도 한낱 찌라시네. 괜히 쫄았어라는 대사가 있다. 아무리 퓨전 사극이라고 해도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문화유산을 찌라시라 말하는 대사는 너무 과하고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언제까지 종묘제례악을 추게 할 거야같은 대사도 종묘제례악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을 일으켰고, 극 중 김소용이 궁을 나와 찾아간 기생집 옥타정은 집단 성폭행을 시도하려던 사건이 벌어졌던 옥타곤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밖에도 왕의 직속 기관인 의금부가 철종(김정현)에게 칼을 겨누는 장면, 김소용이 수라간에 출입해 요리하고 마스크팩을 만드는 장면, 사가에 나가선 돈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성의 주머니를 터는 장면 등이 논란이 되었다.

<철인왕후>의 실존 인물을 지나치게 희화화 한 점도 논란이 일고 있다. 신정왕후가 손짓으로 잠자리를 묘사하는 장면, 미신에 심취해 사람을 저주하는 부적을 선물하는 장면이 대표적으로 문제시됐다. 실제로 드라마 캐릭터 설명에서 신정왕후는 온갖 미신을 믿는 나몰라 여사로 적혀있다. 신정왕후뿐만 아니라 철종과 풍양 조씨, 안동 김씨 두 가문을 두고 희화화한 대사, 설정을 보여 거센 반발을 받기도 했다. 특히 신정왕후의 집안 풍양 조씨 종친회에서는 실존 인물에 대한 모욕인 만큼 큰 유감이다라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제작사 측은 “2화에서 언급된 조선왕조실록 관련 대사는 해당 표현이 부적절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다시 보기 서비스에서는 문제 된 장면을 삭제했다. 또한, 공식 홈페이지 인물 소개에서 풍양 조문을’ ‘풍안 조문으로, ‘안동 김문안송 김문으로 수정하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철인왕후>에 대해 신분과 성에 다른 차별을 시원하게 깨뜨리면서 자극적인 파격을 주고 시청자들은 사극이 늘 제시하던 엄숙한 분위기를 깨고 나오는 이 풍자 코미디에 빠져든다라고 논란에도 고공행진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 시원한 카타르시스 끝에는 어딘가 불편함이 남는다면서, “파격적인 장면들이 시대적 상황들을 파괴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퓨전 사극이었던 <육룡이 나르샤>를 언급하며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인물들이 한 역사적 사실들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허구적 인물들을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무수한 인물들로 그려서 호평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 이제 사극은 역사적 소재를 어떤 시각으로 다룰 것인가에 따라 정통인지 퓨전인지, 나아가 장르 사극인지의 틀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만약 <철인왕후>가 실제 인물이 등장하는 배경을 빌려오지 않고, 오로지 새로운 공간에서 창작되었다면 역사 왜곡꼬리표는 붙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철인왕후>는 원래 기획된 20회 촬영이 모두 완료됐다. 관계자는 이달 8본방송에서 담지 못했던 소용과 철종의 첫 만남 등의 이야기가 담긴 10분 내외의 에필로그를 추가로 제작하여 티빙에서 독점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글 현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