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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509호] (기자의 눈) 2020년에 ‘살아남기’

작성자한밭대신문사  조회수649 등록일2020-09-10

여기 원초적인 질문이 하나 있다. ‘삶이란 무엇인가?’ 사전적인 의미의 삶이란 사는 일, 혹은 살아있는 것을 뜻한다. 그 자체로 목숨 또는 생명을 뜻하기도 한다. 이렇듯 삶이란 단어 자체만으로는 어떻게 쓰든지 간에 항상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춰본다면, 같은 단어여도 다른 뜻을 가질 수 있다.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 삶이라는 단어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나는 저 질문에 삶이란 자유로운 것이다라는 대답을 하고 싶다.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자유라고 생각한다. 만약 자유가 없다면, 원하지 않는데도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심지어 그 행동에 강요가 들어갈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2020년에 들어서 이런 자유가 모조리 소용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코로나19. 감염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하다 보니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도 편히 가지 못하고, 아예 집 밖에 나가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 되었다. 미세먼지가 있더라도 불편함을 이유로 절대 쓰지 않았던 마스크는 이제 없으면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다. 이 사태는 우리에게 자유도 물론 좋지만, 지금은 살아남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2020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한 해다. 코로나19가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각종 재해와 사건도 무시할 수 없다.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2020년의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우선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작년 12월부터 발생한 코로나19는 거의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감염이 이루어지면서 확진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아직 공식적인 치료 방법은 존재하지 않고, 기존의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한 변종(D614G)이 나타나기도 했다. 완치하더라도 탈모나 호흡곤란, 만성피로 등 후유증을 겪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다행히 현재 백신은 임상시험 중에 있으며 혈장치료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과연 백신이 개발되어도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인지는 아직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우선으로 할 것은 바로 예방이다.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주기적으로 손을 씻는 예방만 잘해도 감염 위험은 크게 줄어든다.

자연재해나 산업재해도 큰 규모로 발생하였다.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호주 산불이 그 첫 번째다. 호주 산불은 지난해 9, 뉴사우스웨일스주로부터 시작해 6개월 동안 이어졌고 올해 2월 공식적으로 산불이 종료되었음을 선언했다. 이 화재로 인해 많은 야생 동물들이 터전을 잃고 죽어갔다. 호주 산불과 마찬가지로 작년 9월 발생했던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도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7월 한 달에만 6,091건의 화재가 집계되었다. 원인은 바로 농경지와 목초지 확보를 위한 무단벌채와 방화 행위다. 따라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브라질 정부에 아마존 열대우림의 산불 억제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5월 강원 고성에서 산불이 발생해 축구장 면적(0.714) 172개에 달하는 산림 123(123)가 타고 350여 가구 600여 명 주민과 22사단 장병 1,800명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진 바 있었다. 고성 산불이 발생하기 불과 얼마 전에는 경기 이천의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일어나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6월에는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 사건에 대대적인 인종차별 시위가 촉발되었다. 7월 이후부터는 과열된 분위기가 가라앉는 듯했지만 지난달 말 위스콘주에서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이 쏜 총에 맞으면서 시위는 다시 확산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연설 57주년을 맞아 워싱턴 링컨 기념관 앞에서 인종차별 철폐를 외치며 대대적인 시위가 발생했다.

홍콩에서는 작년부터 일어난 송환법 반대 시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민주화 시위로 진행되는 양상을 보이는데, 홍콩은 시위가 격해지자 지난 71일부터 홍콩 보안법을 시행했다. 이 법안으로 대표적인 활동가들과 시위 참가자들은 줄줄이 체포되는 마당이다. 홍콩이 과연 어떤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인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내부에서는 공공 의대 설립 문제가 조명을 받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공공 의대 설립을 반대하는 의미로 지난달 7일 전공의 집단휴진, 14일 전국의사 1차 파업을 진행했으며 26-28일 전국의사 2차 파업을 벌였다. 이달 7일부터는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분명 2020년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앞에서 말했던 대로 2020년에는 질병이나 재해, 시위 혹은 범죄 사건·사고가 멈추지 않고 있다. 2020년에 살아남기위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보자면, 우선 자신의 목적이 무엇인지 뚜렷이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남아 있는 3개월 이외에도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가진 가장 중요한 가치인 자유를 위해 지금을 살아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