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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510호] 동학 개미 운동

작성자한밭대신문사  조회수708 등록일2020-10-05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가 침체되며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계좌에 넣어놓은 예탁금은 2월 기준 20조 원에서 3월 기준 45조 원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 시세 상승 요인이 없어 전 세계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코스피, 코스닥만 반등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이 기존 외국인에게 휘둘리던 동향과 달리 외국인들의 매물을 받아내는 모습이 동학농민운동을 보는 듯하여 동학 개미 운동이라는 용어까지 탄생했다.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주식은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작은 등락에 일희일비하며 종목을 자주 사고팔다가 원금을 많이 손실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주식을 투자의 관점이 아니라 투기의 관점에서 접근한 탓이다. 하지만 동학 개미 운동으로 인해 이러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주식을 최근에 시작한 이들은 입을 모아 이번 계기를 통해 기존의 선입견을 바로 잡았다고 말한다.

동학 개미 운동에 일조한 데는 메리츠자산운용의 대표이사 존 리의 영향도 있다. 존 리 대표는 돈이 일하게 하라는 타이틀을 갖고 유튜브, , 강연, 방송 등 수많은 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주식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어떠한 관점으로 주식에 접근해야 하는지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서울 부동산 가격이 3배 오를 때 삼성전자의 가치는 34배가 올랐다. 장기적으로 주식투자 수익률이 부동산 투자 수익률보다 월등히 높다며 주식 투자의 장점을 강조했다. 덧붙여 커피와 담배를 끊고 모은 돈 1만 원을 1989년부터 30년간 꾸준히 삼성전자 주식을 사 모았다고 생각해보라. 그렇게 하면 30년이 지난 지금 그는 85억 원의 자산가가 됐다며 주식투자를 장려했다.

동학개미들은 금융정책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금융 당국은 9월 말까지 예정이었던 공매도 금지 정책은 6개월 연장으로 시작해 개인 투자자 공매도 참여 확대, 소액투자자에 유리한 공모주 배정 방식 등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정책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의 기조는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투자자들의 의욕을 꺾는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고 주문한 데서 시작되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정치적인 부분을 아예 감안하지 않는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최근 정책의 방향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회의 확대 측면에 맞춰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학개미운동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동학개미운동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동학개미들이 과거 외국인, 기관에 당하기만 하던 것과 달리 대형 우량주 위주의 매수, 주가 회복 후 매도를 통한 수익 실현을 하며 시장을 떠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스마트 개미라고 부른다. 반면, 탐욕이 부른 무리한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여러 증권사가 신용거래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을 제한할 만큼 개인의 신용융자잔고가 늘었기 때문이다. 빚까지 내며 투자를 하면 투자에 실패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동학 개미 운동의 확산으로 국내주식뿐만 아니라 나스닥과 같은 해외주식에도 관심을 갖는 서학개미도 생겼다. 대표적인 것이 나스닥의 기술주 테슬라이다. 최근 테슬라의 급등에 카페, 인터넷 커뮤니티, 라디오 등 어디를 가든 테슬라 이야기로 뜨거웠다. 이러한 관심은 수치상으로도 증명됐다. 8월 기준 테슬라 시가총액의 0.89%(43,432억 원)는 우리 국민들이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테슬라 10대 주주에 꼽힐 정도로 상당한 비중이다.

해외주식 열풍은 테슬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국내 투자자의 전체 해외 주식 보유 잔액은 올해 123.3%(381,846억 원)까지 급증했으며, 현재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만 듣고 섣불리 해외주식에 입문하는 것은 위험하다. 먼저 개장 시간이 우리나라 기준 오후 1030분부터 새벽 4시까지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뉴스에 대응하기 어렵다. 또한, 영어에 능숙하지 않다면 정보를 얻는 데에도 불리하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달리 상한가와 하한가 제도 적용되지 않아 변동성이 크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해외주식에 입문할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

한편, 주식 시장이 과열되며 여러 유튜버들이 등장했다. 30대에 3,000만 원으로 시작해 삼천리자전거에 지분공시를 하며 수백억대 자산가가 된 슈퍼개미 김정환은 ‘Super K-슈퍼개미김정환채널을 개설한 지 3개월만에 35만 구독자를 달성했다. 이 외에도 슈카월드, 창원개미 TV, 시간여행 TV 등 많은 주식 관련 유튜버들의 구독자가 급증하고 있다.

주식 유튜브를 통해 주식과 관련된 기초적인 지식을 쌓는 것은 좋지만 특정 종목을 언급하며 매수를 유도하는 리딩콘텐츠는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단기간의 수익만을 보고 주식의 달콤한 맛을 보면 과한 매수, 대출의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경계해야 한다.

 

글 한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