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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518호] 덕명한소리-홀로 죽어가는 이들

작성자한밭대신문사  조회수503 등록일2021-09-01

지난달 56A 씨가 고독사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A 씨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친척 집과 사우나를 전전하다 최근 자신의 승용차에서 숙식을 해결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A 씨는 생활고에 시달려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선정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의 ‘2014~2019년 상반기 무연고사망자 현황자료를 보면 지난 5년간 무연고사망자 수는 9,330명으로 그중 65세 이상 무연고사망자 수는 4,438명으로 전체의 41.5%를 차지했고, 50대 무연고사망자 수는 2,549명으로 23.8%를 차지했다. 고독사는 고령층이 대부분을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청년층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 431세 청년인 B 씨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150장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되었으며, 지난 737세 청년인 C 씨가 자취방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C 씨는 자신의 수첩에 파산신청 관련 메모와 미화원 모집 등 구직 관련 메모를 남겼는데, 이를 보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년층 고독사는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무연고 사망자 추이 자료를 보면, 40대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681명에서 202097명으로 증가했다.

고령층, 청년층 관계없이 고독사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자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결국, 지난 41일부터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고독사 예방법)이 시행되었다. 고독사 예방법은 고독사를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고독사 예방정책의 추진목표 및 기본방향·추진체계에 관한 사항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고독사 예방을 위해 조성해야 할 사회환경에 대해 검토하고 고독사 발생 현황 등을 포함한 실태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청년층·중년층·노인 등 생애주기별 고독사 예방대책 및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고독사 위험자의 조기 발견 및 지원체계 구축, 고독사 예방 교육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고독자 예방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우선 실태조사를 통해 현황부터 파악해야 연령대별, 가구 유형별 등으로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보아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고독사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고독사 현황은 2023년이 되어서야 완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장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건 어렵다.

한편,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하여 지자체가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동해시가 인공지능 돌봄 로봇을 이용한 독거노인 돌봄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돌봄 로봇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고독사를 예방하고, 식사, 복약지도 등의 부가적인 건강생활 관리도 제공한다. 또한, 지난달 11일에 전주시가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전주시민 안심 서비스 앱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독거노인이나 중장년 1인 가구 등 고독사 위험 세대가 일정 시간 동안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미리 등록해 놓은 구호자에게 문자메시지로 GPS 위치 등을 발송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독사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독사가 문제로 떠오른 일본의 경우, 지난 2007년부터 고독사 제로 프로젝트를 시행해 왔다. 고독사 고위험군을 고독사 예방 관리 대상자로 선발하여 고독사 예방 상담 전화를 설치하고, 이웃 주민, 복지공무원, 가스 검침원 등이 함께 고독사 고위험군을 살피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홀로 고립되는 1인 가구가 증가하자 지난 6월 고독사를 전담하는 고독·고립 대책 담당실을 설립하였다.

미국은 자연발생적 은퇴 공동체를 뜻하는 NORC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NORC 프로그램은 65세 이상 은퇴 후 홀로 지내는 65세 이상의 노인가구가 비교적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데, 현재 26개 주에서 활용되고 있다. 노인가구의 건강 상태와 식사 등을 관리하고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영국은 고독사보다 넓은 범위인 고독을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 영국 시민사회부 장관은 고독 문제 해결 방안을 담은 ‘2021 연간 고독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처럼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고독사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고독사 현황 조사가 진행 중이라 전체적인 고독사 예방 대책을 세우지 못하지만, 고독사 고위험군을 분류하여 관리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에 고독사 고위험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여 고독사를 예방해야 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코로나19가 고독사에 미치는 영향은 2~3년 후에 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고독사가 막을 수 없을 만큼 불어나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술부장 조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