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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서비스 쿠팡플레이에 공개되는 는 ‘성역 없는 풍자, 거침없는 패러디로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포부로 이어져 왔다. SNL은 그동안 ‘주기자가 간다’,‘위켄드 업데이트’ 등의 코너로 주목받아 화제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정치적 요소를 적극 활용해 총선 등 선거 후보자들이 직접 출연하기도 하며무거운 정치와 사회 문제를 가볍고 유쾌한 코미디로 승화시켰고, 그 날카로운 풍자로 다른 프로그램과 대체될 수없는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SNL은 지난 9월 시즌 6을 맞이하면서 잦은 논란을 빚고 있다. 앞서 일반인 유튜버 희화화와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선 그룹 뉴진스 외국인 멤버 하니의 어눌한 한국어 발음흉내는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에는 드라마를 패러디하는 중 판소리 ‘사랑가’의 가사를 성적으로 바꿔 부르고, 성을 묘사하는 동작을 하며 연기하는 장면에 시청자들은 “극 중 미성년자인 정년이를 성적으로 패러디한 수준 낮은 코미디”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또한,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에 대한 패러디 역시 논란이 생겼다.SNL의 배우 김아영이 한강이 수상 이후 뉴스에 출현해 인터뷰한 장면을 연기한 것이다. 그는 한강을 표현하기위해 일부로 눈을 반쯤 감은 듯이 뜨거나 구부정한 자세를 하고 나긋한 말투 등을 일부 과장된 형태로 흉내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외모와 목소리를 조롱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아직 수상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이러한 논란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한국 문학의 성취를 폄하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작가로서의 진정성과 성취를 가볍게 취급했다”며 “더 이상패러디나 모방이라 볼 수 없는 희화화와 비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패러디는 사회적 현상이나 인물을과장하거나 뒤집어 표현함으로써 날카로운 풍자를 전하는 강력한 도구다. 하지만 현재 SNL은 사회 문제를 우회적으로 유머와 함께 비판하는 풍자의 특징을 비껴간 현상을 보인다. 특히 뉴진스 하니, 정년이, 한강 작가는 풍자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는 것이 대중의 의견이다.
이처럼 시청자들이 불편한 심기를 표하고 있는 데 더해서 전문가들의 의견도 전해지고 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예능 제작진이 ‘밈’만 쫓는데 급급해 시각적 이미지에 집착하고, 화제에 숟가락만 얹는 식의 의미 없는‘가짜 패러디’를 하다 보니 코미디란 이름으로 약자들에 대한 2차 가해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경향 보도에 따르면 SNL 제작진은 “패러디에 있어 불편한 사람이 생기는 부분은 분명 좋은 과정이 아니다”라며 “대중이 콘텐츠를 보는 기준이 갈수록 높아짐을 깊이 느낀다. 여러 의견을 잘 듣고 숙고해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은 SNL 관계자들에 대한 민원에 대해‘심의 불가’ 판단을 내렸다. OTT 프로그램의 경우 현행법상 방송법이 아닌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규제하기 때문에, 심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NL은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어가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도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고 걸러내지 못한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패러디는 사회적 문제를 이용해 대상의 반성을 유도하는 풍자로서의 역할이 크다. 단순한 화제성보다 풍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글 정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