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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시각·영상디자인학과 김용철 교수 인터뷰
디자인은 무형의 상상을 구체적인 형상으로 실현하는 창작 행위다. 그런 점에서 정원도 하나의 살아 숨 쉬는 디자인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 교육과 교수 창업이라는 바쁜 일상에도 정원을 가꾸고, 그 풍경을 SNS에 공유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영감을 전하고 있다. 8년 전 취미로 시작된 정원 가꾸기가 어느새 인생의 또 다른 한 축이 되었다. 김용철 교수가 생각하는 디자인과 정원의 공통점,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일까? 정원이라는 공간 안에서 발견한 창작의 본질에 대해 들어보았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A. 안녕하세요, 시각·영상디자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용철 교수입니다. 저는 현재 학과에서 ‘디자인 상품화’라는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디자이너가 단순히 시각적 요소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해 보는 과정입니다.
Q. 우리 대학 시각·영상디자인과 교수님이신데, 인스타그램에서 정원 꾸미기로 유명세를 얻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된 것인가요?A. 약 8년 전, 일상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 두고 싶다는 생각에 작은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죠. 그런데 점점 흥미가 생겨 나만의 공간을 만들다 보니 정원에 필요한 용품들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3년 전부터는 정원용품을 직접 기획, 디자인, 제조·판매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창업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SNS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작했어요. 정원을 가꾸는 모습과 그 속의 변화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Q. 정원 꾸미기와 예술 활동 사이에 어떤 연결점이나 공통점이 있다고 느끼시나요?A. 저는 정원 가꾸기도 하나의 예술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이든 예술이든, 또 가드닝이든 결국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과정이죠. 특히 정원은 공간이라는 물리적 프레임 속에서 자연, 인간, 사물이 조화를 이루며 감동을 주는 일종의 설치미술이자 디자인이라 생각해요.
Q. 정원을 꾸밀 때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원칙이나 스타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A. 저는 ‘코티지 가든’ 스타일을 지향합니다.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살리는 정원이 훨씬 매력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명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흔히 말하는 ‘꾸안꾸’ 스타일이죠. 이 스타일을 실현하기 위해 일부러 대칭을 피하고, 흔하게 쓰이는 조경 자재보다는 독특한 소재나 오래된 소품을 재활용하는 방식도 자주 씁니다. 최대한 자연스러우면서도 개성이 묻어나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Q. SNS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반응이나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A.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정원을 보면서 힐링이 된다”, “도시 속에서 잠시 쉬어가는 느낌이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저는 단지 정원을 가꾸고 있을 뿐인데 누군가에게는 그 모습이 위안과 영감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SNS를 통해 전해졌고 어떤 분은 ‘이 정원은 사랑이 자라는 곳 같다’고 해주셔서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그 말이 자꾸 떠오르네요.
Q. 앞으로 정원 관련해서 계획하고 있는 작업이나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A. 창업의 연장선에서, 앞으로는 ‘열린 정원’ 즉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개방형 정원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 공간에서는 직접 제가 제작한 정원용품도 만나볼 수 있고 사람들이 직접 식물을 심어보거나 체험해 볼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할 예정이에요. 정원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하고 감정을 나누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김용철 교수에게 정원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창작의 무대이자 가족의 추억이 자라나는 터전이며, 사람들에게 위안을 건네는 열린 작품이다. 자연을 닮은 디자인을 통해 따뜻한 감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전하는그의 행보는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색다른 대답을 건넨다. 앞으로 그의 정원과 창업이 어떤 모습으로 꽃피워질지 기대해 볼 일이다.
글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