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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56호] 환율 1400원 시대, 국민연금 외환시장 역할 논쟁

작성자대학신문방송국  조회수90 등록일2026-03-11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정부의외환시장 대응 전략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외환 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공단과의 외환 스와프(FXSwap)를 핵심 카드로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국민의 노후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이 환율 방어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그 역할의 적절성과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의가 뜨겁다.

기금의 거대화와 외환시장의고래가된 국민연금

국민연금은 기금 수익 다변화를 위해 해외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해 왔다.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에 따르면,20258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자산은 약 771조 원으로 전체 운용 자산(1,322조 원)58%에 달한다.2024년 말 약 700조 원이었던 규모가불과 1년 만에 70조 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매년 수십조 원의 원화를 달러로 바꿔 해외에 투자하는 국민연금의 행보는 그 자체로 외환시장의 달러수요를 자극하는 구조적 요인이 되고 있다. 과거 국내 주식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국민연금이 이제는 외환시장에서 작은 거래로도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고래가 된 것이다.

이에 대응해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은 시장 안정을 목표로 손을 잡았다. 202412, 양측은 2025년 말까지 외환 스와프 한도를 기존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위해 현물환 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사지 않고, 한국은행으로부터 달러를 빌려 쓰도록 유도해 달러 수요 압력을 낮추려는 조치다.

전략적 환헤지도입과 시장 안정효과

국민연금은 외환 스와프 외에 전략적 환헤지비중을 조절하며 환율 방어의 완충 장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환헤지란 환율 변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을 회피하기위해 현재 시점에서 미래 환율을 미리 고정하는 행위다.

국민연금은 2022년 말 환율 안정화를 위해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최대10%까지 상향 도입했다. 이어 2025년 상반기와 하반기 환율이 다시 1,400원을 돌파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환헤지 비율 10% 유지 기간을 연장하며 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냈다. 이러한 조치는 외환보유액을 직접 소진하지 않고도 심리적 지지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타당성 논란: 기금의 본질과 수익률의 충돌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팽팽하다. 가장 큰 쟁점은 국민자산의 도구화여부다.

연금연구회는 작년 3월 제9차 세미나에서 국민연금기금을 환율방어용 쌈지돈으로 탕진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환헤지 비율을 높이거나 외화채 발행 등을 통해 달러를 조달할 경우, 이자 비용이 발생하거나 환율상승기에 누릴 수 있는 환차익 기회를 상실하여 기금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정부는 이러한 협력이 국민연금에게도 이득이라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작년 11월 기자회견에서 환율방어에 국민연금을 동원했다는 비판에 대하여 노후자산을 희생하는 게 아니라 보호하기 위해서다라며, 미리 전략적 환헤지를 늘려 수익률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국민연금을 활용한 외환시장대응은 거시경제 안정연금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어려운 과제다.

외환 스와프나 환헤지 비중 조정이 임시 처방을 넘어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의사결정 체계의 정립이 필요하다. 국민의 노후 자산이 국가 경제의 최후보루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그에 걸맞은 사회적 논의와 신뢰 형성이 선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글 박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