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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60호] UN 파산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작성자대학신문방송국  조회수45 등록일2026-09-02

자금난의 장기화로 유엔 사무국은 신규 채용을 완전히 동결하고 3,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 감축과 출장 경비 삭감 등 전례 없는 초긴축 모드에 돌입했다. 유엔은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관이 아니라, 회원국들이 매년 의무적으로 내는 정기 분담금과 자발적 기부금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 회원국들의 경제적 이행이 기구 존립의 전제 조건이지만 정작 지구촌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주요 국가들이 분담금 납부를 미루고 있다. 이로 인해 2025년 말 기준 미납 분담금이 사상 최고치인 16억 달러에 달하며 현금 보유고는 바닥을 드러낸다유엔 헌장 제19조는 회원국이 2년 이상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총회에서 투표권을 잃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강대국들은 분담금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나누어 납부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제재를 피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강력한 지위를 가진 국가들이 재정적 책임은 충분히 이행하지 않으면서도 거부권을 비롯한 주요 권한은 계속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재정적 의무와 국제적 권한 사이의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현재의 유엔 체납 제재 제도가 강대국들에게는 실질적인 제약으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중이다.재정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전체 분담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의 고의적인 체납과 납부 지연이다. 이들 국가가 자국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우선주의 행보를 이유로 납부를 연기하며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행사 및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유엔 예산의 22%를 분담하는 미국은 약 75,900만 달러(11,000억 원)를 분담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한 후 현재 총 428,000만 달러(64,000억 원) 이상의 분담금을 체납한 상태이다.20%를 분담하는 중국도 약 69000만 달러(18,000억 원)에 달한다. 분담금을 빌미로 유엔을 통해 미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쓰면서, 체납액이 45,500만 달러(6,900억 원)를 넘어섰다. 2021년까지는 매년 4~5월쯤 분담금 납부를 마쳤지만, 2022년에는 10, 2023년에는 11, 2024년에는 12월로 납부 시점도 늦췄다.이 분담금은 전 세계 분쟁 지역의 평화유지활동(PKO)을 비롯해 난민 구호, 식량 지원, 어린이 보건·교육, 기후변화 대응 등 지구촌 생존과 직결된 핵심 사업에 투입된다. 그러나 재정 부족으로 인해 아프리카 등 최전선의 평화유지군 임무가 축소되고 구호물자 수송이 차질을 빚는 등 사업 파행이 현실로 다가왔다. 돈을 안 내는 것은 강대국이지만, 그에 따른 피해는 분쟁과 기아에 시달리는 가장 약한 국가와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유엔은 전 세계 190여 개국이 한자리에 모여 갈등을 중재하고 범지구적 위기를 논의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기구이다. 유엔의 파산은 단지 한 국제기구의 문을 닫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지난 80년간 인류가 구축해 온 국제 평화 안전망 전체가 해체됨을 의미한다. 회원국들이 납부 책임을 외면한 채 이 위기를 방치한다면, 향후 불어닥칠 연쇄적인 국제적 혼란과 비극의 대가는 전 세계가 치르게 될 것이다.


글 권영호 기자

그림 김세연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