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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61호] 오른손 중심 사회에서 왼손잡이란

작성자대학신문방송국  조회수32 등록일2026-09-30

전세계적으로 왼손을 주로 쓰는 인구는 약 10%이며, 이 비율은 대륙을 가리지 않고 대체로 비슷하게 나타난다. 오른손잡이 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왼손잡이는 오랫동안 소수의 자리에 있었다. 왼손잡이는 왜 존재하고, 왜 사라졌으며, 지금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왼손잡이는 부분적으로 유전된다. 쌍둥이를 분석한 연구에서 추정한 왼손잡이의 유전율은 약 25%이다. 2019년에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일반 인구에서 왼손잡이와 관련된 유전체 영역을 처음 찾아냈고, 이를 언어와 관련된 뇌 영역 사이의 연결과 이었다. 나머지 요인은 대부분 밝혀지지 않았다. 환경의 영향이 들어설 여지가 크지만 그 내용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왼손잡이는 뇌 기능의 분화와도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언어 기능을 주로 왼쪽 뇌가 담당하지만 왼손잡이에게서는 언어 기능이 오른쪽 뇌에 있거나 양쪽 뇌에 더 넓게 분산된 경우가 오른손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다만 왼손잡이는 모두 뇌 기능이 다르거나 특별한 능력을 지닌다는 해석은 정확하지 않다. 손잡이는 한 가지의 유전자가 결정하는 단순한 특징이 아니라 여러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왼손잡이를 꺼리는 시선은 언어에도 남아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2012년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영어 ‘left’는 ‘쓸모없는’을 뜻하는 ‘lyft’에서 나왔고, ‘right’에는 ‘올바른’이라는 뜻이 담겼다. 프랑스어 ‘gauche’는 ‘삐뚤어졌다’는 부정적 의미를 함께 갖는다. 우리말에서도 오른쪽을 ‘옳은 쪽’이라 부르고 직위가 낮아지는 것을 뜻하는 좌천(左遷)에는 왼쪽으로 옮긴다는 글자가 쓰인다.

역사 속 편견도 뿌리가 깊다. 로마 시대에 생긴 악수가 무기를 쥐는 오른손을 맞잡는 평화의 의식이어서 왼손잡이가 ‘믿지 못할 사람’으로 여겨졌다. 19세기 말에는 왼손잡이가 타락의 의미로 낙인찍혀 열등한 존재로 의학에서는 문제가 있는 존재로 취급 받았다. 인도에서는 왼손을 불결의 상징으로 보아 식사할 때 쓰지 않았고 우리나라에서는 왼손으로 밥을 먹는 것을 예의 없다고 생각해 바꿔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그래서 왼손잡이를 오른손잡이로 고치는 교정이 당연시됐다.

오른손잡이 중심 사회에서 왼손잡이가 겪는 불편은 지금도 이어진다. 가장 먼저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가 우측통행이다. 또한 가위와 강의실 연결형 책상은 대부분 오른손잡이들이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인구의 90%가 오른손잡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불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스포츠에서는 왼손잡이가 유리하다는 연구가 많다. 야구, 크리켓, 펜싱, 테니스처럼 상대와 직접 겨루는 종목은 상위권 선수 중에서 왼손잡이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 우위는 타고난 우월함이 아닌 드물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왼손잡이가 상대적으로 드물어 상대가 왼손 동작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는 왼손잡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2025년 11월 만 13세 이상 1,700명에게 물은 결과 7%가 스스로 왼손잡이라고 답했다. 10대는 13%, 20대는 12%로 젊을수록 높았고, 2002년 성인 4%, 2013년 5%보다 늘었다. 일상생활에서 왼손잡이가 불리하다는 응답은 2000년대 40%대 중반에서 29%로 줄었고,‘차이 없다’는 61%로 늘었다. 자녀가 왼손잡이라면 그대로 두겠다는 응답도 73%였다.

한때 고쳐야 할 손으로 여겨졌던 왼손은 이제 차이 없는 손으로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국제 왼손잡이 협회는 매년 8월 13일을 세계 왼손잡이의 날로 정해 왼손잡이를 위한 배려를 알리고 있다. 왼손잡이는 고쳐야 할 예외가 아니라 인간의 자연스러운 다양성 가운데 하나다. 왼손잡이가 불편을 감수하며 다수의 방식에 맞추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회가 서로 다른 사용 방식을 고려할 때 차이는 불편이 아니라 개성이 될 수 있다.


글 ‧ 사진 이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