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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517호] 다섯 번의 대멸종을 이겨낸 ‘물곰’

작성자한밭대신문사  조회수615 등록일2021-06-29

지구에서는 지금까지 총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지구의 바퀴벌레라고 불리는 삼엽충 또한 멸종했지만 물곰은 이 대멸종을 모두 견디고 현재까지 살아남은 생명체가 되었다.

물곰은 지구상에서 최강의 생존력을 지녔다. 이 때문에 물곰이 외계에서 온 것이 아니냐는 일부 학자들의 의견도 있다. 이 물곰의 크기는 아무리 커봐야 0.5mm, 작은 것은 0.1mm 정도이다. 물곰은 이끼류가 껴있는 물방울 속에서 아주 흔하게 발견된다. 흔하게 발견되고, 크기도 정말 작은 이 벌레를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 이유는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보다 훨씬 오래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물곰은 53천만 년 전 캄브리아기때 출현했다. 곤충과 공룡이 나타나기도 훨씬 전에 생겨났고 지금까지 있었던 다섯 번의 멸종을 전부 다 거치고 살아남았다. 지구의 화산과 지진이 대규모로 발생해 기온이 극도로 높아져 지구 생명체의 95%가 몰살되었을 때, 빙하기 때, 지구의 기온이 엄청 떨어져도, 운석이 떨어져 공룡이 멸종할 때까지도 물곰은 계속해서 살아남았다. 더 나아가 이 물곰의 개체 수는 상상 이상이다. 지구의 인류가 약 70억 명인데 물곰의 개체 수는 최소한 70억의 10억 배는 거뜬하게 넘는다. 또한 물곰은 단일개체로서 생명력이 엄청 길다. 물곰은 기본적으로 신진대사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150년 정도는 거뜬히 살아남으며 이론적으로 1,500년에서 2,300년까지도 생존한다고 알려져 있다.

더 나아가 물곰은 도저히 살 수 없는 환경에서도 살아남았다. 우선 어떤 환경이라도 소량의 물만있다면 주변에서 보이는 연못, 호숫가, 강이나 바다 그리고 이끼표면에서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용암이 들끓고 있는 곳에서도 발견이 되고 온천물 속에서도 물곰은 아주 편안하게 있는 상태로 발견이 된다. 평균 기온이 영하 60~20에 육박하는 남극에도 역시 얼음에서 아주 흔하게 물곰은 생존하고 있었다.

물곰이 어떤 환경에서까지 생존하는지 궁금했던 과학자들은 남극에 있는 물곰을 잡아서 한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결과는 우주에서 가장 낮은 온도라고 알려진 절대영도인 영하 273에 가까운 영하 272까지 생존했다. 절대영도에 가까워지면 기체의 부피는 거의 제로 상태가 되고 원자의 움직임도 거의 없어지는 정도의 온도인데 이런 말도 안되는 환경에서까지 물곰은 신체를 유지하며 생존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물곰은 산소가 희박한 지역에서도 살아남을까? 물곰은 지구에서 가장 생명력이 질긴 만큼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인 히말라야 5,500m 부근에서도 발견이 되었다. 5,500m라면 산소도 거의 없고 기압도 낮아지기 때문에 전문 등반인들도 굉장히 힘들어 하는 곳이다. 또한 지구 물속 가장 깊은 곳인 마리아나 해구에서도 살아남았을까? 마리아나 해구의 평균 수심은 8,000m, 최대 깊이는 11,034m이며 마리아나 해구의 수압은 700~1,000기압이나 되고 빛이 없고 산소도 희박한 상황에 먹이도 없는 곳에서도 이 물곰은 흔하게 살아있었다. 실험 결과 물곰은 마리아나 해구의 수압보다 6배나 높은 극악의 수압에서도 버텼다.

기압이 전혀 없는 진공상태에서는 물곰이 완전 서식을 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오랜 기간 살아남았다. 물을 가장 좋아하는 물곰이 사막에서도 살아남을까? 물이 전혀 없는 사막지역에서 물곰은 (tun)’ 상태로 진화하여 세포질을 유리처럼 만들어 세포 형태를 유지하고 생존하고 있었다. 세포질이 유리화 된다는 것은 DNA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를 코팅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때 DNA손상 억제라는 특수 단백질로 감싸져서 신체손상을 막고 높은 내성을 갖게 된다. 이렇게 툰상태가 되면 세포질이 유리처럼 되어서 건조상태에 강해지고 에너지가 거의 없이도 DNA는 손상되지 않는다.

이 물곰은 높은 방사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2007년 유럽 우주국 ESA과학자들은 이 물곰을 우주에 보내게 된다. 이 물곰은 포톤-M3라는 우주선에 실려서 우주로 나간 다음 텅 빈 우주공간에 노출되고 열흘 후에 다시 물곰을 회수했을 때 무려 68%의 물곰이 살아남았고 살아남은 물곰의 DNA는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었음에도 거의 파괴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물곰이 강력한 우주 방사능에서도 내성이 있던 이유를 물곰의 몸속에 있는 손상 억제 Dsup 단백질이 유독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단백질이 많으면 극악의 환경에서 DNA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물곰이 정말 극악중 극악의 환경인 달에서조차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달에 수많은 양의 물곰을 뿌렸다. 이 프로젝트는 달에 다시 우주선이 갈 때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과연 어떤 상태로 진화하여 살고 있을지 아니면 모두 죽어있는 상태로 발견이 될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글 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