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글로컬 산학일체 혁신대학
인공지능과의 감정 교류와 인간관계 균형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우리는 입맛대로 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이하 AI)이 없으면 안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개인의 관심사에 따른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는 알고리즘이나 질문에 대답해 주는 챗봇(Chatbot)에 그쳤던 AI가 이제는 인간과 감정을 교류하는 수준에 이르면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AI와 감정 교류를 하는 시대
최근 딥러닝과 머신러닝 기술이 크게 향상되면서 AI는 사람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사람의 언어와 감정을 학습하며 적절한 반응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발전은 인간과 AI의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만들었다.
2020년 우리나라 일상대화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은 AI 챗봇을 활용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인 너티(Nutty)를 출시했다. 너티의 대표 챗봇인 ‘이루다’는 사용자와 대화를 통해 감정적 지원을 제공하며 사용자 맞춤형 대화가 가능하게 했다. 사용자는 AI와 상호작용이 마치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은 감정적 유대를 느끼면서 현실에서의 외로움을 해소하고 있다.
너티와 비슷한 AI 챗봇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이 생겨나면서 AI가 인간에게 단순 정보 교환뿐만이 아니라 감정 교류의 대상으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AI와 연애를 선택하는 이유
AI와의 연애는 사람들에게 여러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첫 번째, AI는 사용자에 대해 끊임없이 학습하며 맞춤형 상호작용을 제공한다. 인간관계에서 흔히 일어나는 오해와 갈등이 AI와의 관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사용자의 대화 패턴과 감정을 분석해 항상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관계를 이어간다. 이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AI와의 상호작용에서 더 큰 만족감과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AI는 물리적 거리에 구애받지 않는 상호작용을 제공한다. 인간관계와 달리 AI는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소통할 수 있다. 이러한 AI의 장점은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발휘됐다.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속 고립에서 AI를 통해 감정적 교류를 할 수 있었다.
일본과 중국은 AI와 연애 중
지난 2019년, 일본의 ‘콘도 아키히코’라는 남성은 가상 아이돌 ‘하츠네미쿠’와 결혼식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홀로그램 기기를 통해 하츠네 미쿠와 교류하며 관계를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AI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기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의 AI 챗봇을 활용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샤오아이스(Xiaoice)’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아시아 연구소에서 개발한 서비스 중 하나였다. 그러나 중국에서 인기가 매우 높아지면서 MS 측은 샤오아이스를 독립된 회사로 분리해 그 자체로 하나의 AI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AI와의 관계가 실제 사람들에게 큰 의미로 자리 잡으면서 AI와의 연애는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도 일상적인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또 하나의 경계 요소
AI와의 연애가 늘어가면서 논쟁 또한 늘어가고 있다. 가장 많은 여론은‘AI와의 연애를 진정한 의미에서 연애로 볼 수 있는가?’이다. AI는 자율적인반응이 아닌 프로그래밍이 된 반응을제공하는 기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AI와의 감정적 교류는 단지 인간의 감정을 만족시키기 위한 일방적인 상호작용일 뿐 진정한 감정적 유대라고 볼수 없다는 비판이다.
또한, AI와의 관계가 인간관계를 대체할 위험성도 있다. AI는 언제나 사용자에게 긍정적이고 맞춤형으로 반응하므로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복잡함을 회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AI와의 관계에 더 의존하게 될 수 있다.
AI와의 연애가 인간관계를 대체할 역할이 될지 보완할 역할이 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AI와의 감정 교류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동시에 인간성을 약화하거나 사회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AI와 대화에서 감정적 만족을 얻는 동시에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방법을 모색해야하며 AI와 인간의 감정적 교류 속 잠재적 문제에 대해서 대비해야 한다.
글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