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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513호] (문학산책) 걸어서 모닝콜

작성자한밭대신문사  조회수428 등록일2021-01-19

텐트의 가림막을 다 내렸다.

밤이 깊어가는데

하마들은 마라강에서 소리 지른다. 저 소릴 들으며

어떻게 잠을 이루나

 

침대 속 따끈한 물통을 굴리다 이리저리

이리저리 새벽,

하마들이 또다시 끙끙거린다.

캄캄한 세 시 반,

 

강에서 하마들 누렇게 칭얼거리는 소리 돌돌 말아

당신이 내다보는 창밖 산딸나무 가장귀에 걸어주고 싶다,

는 우수운 생각을 궁글리다

풍덩 잠에 빠졌는데

 

내가 잠자는 천막 가까이 대고 굿모닝.

또 저편 우리 아이들 자는 천막에 대고 굿모닝.

페어몬트 마라 사파리클럽 직원이 직접 배달에 나선 듯

굿모닝 디스 이즈 모닝콜

 

 

이 시는 시인이 아프리카 여행을 하며 겪은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에피소드란 사파리 여행을 말한다. 아프리카 여행 때는 종종 텐트 호텔에 묵기도 한다. 텐트 호텔은 이름은 호텔이지만 야외에 달랑 텐트만 늘어져 있는 호텔이다.

시인은 하마의 칭얼거리는 소리 때문에 잠을 어떻게 이루냐고 걱정한다. 하지만 걱정 중에 잠에 빠져버리며 아침잠에 빠졌을 때는 사파리 직원이 직접 사람들을 깨우고 있는 모습에 신선함을 느낀다.

현재 우리는 예기치 못한 전염병으로 오랜 시간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여행은 자신이 무언가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라고 하면, 문학은 누군가의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서로 거리두기를 하는 이 시점, 문학을 통해 잠시나마 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껴보면 어떨까.

글 홍우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