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대학신문방송국

HIGHHANBAT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글로컬 산학일체 혁신대학

여론

[549호] 우리가 만들어낸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작성자대학신문방송국  조회수44 등록일2025-04-09

싱글맘 사오리는 아들 미나토의 이상한 행동이 걱정되어 학교를 찾아가 선생님에게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선생님과의 대화 속에서 서로의 입장이 엇갈리며 의심과 오해는 점점 깊어져만 간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 감춰졌던 진실이 드러나며 모든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다.

영화 <괴물>은 총 3개의 파트로 나뉘어 전개되며, 사오리의 시선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사오리의 시선

싱글맘 사오리는 미나토의 행동에서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아들이담임인 호리 선생에게 학대당한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에 방문하게 된다. 사오리는 차분히 설명하지만, 교장과 교직원들은 성의 없는 답변과 형식적인 사과만 반복한다. 이 장면을 볼 때 이 영화의 괴물은 학교구나라고 생각했다. 사오리는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매일 학교에 찾아간다. 어느 날 참고 있던 호리선생이 미나토가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충격 발언을 한 후 선생의 시선으로 내용이 새롭게 전개된다.

호리 선생의 시선

호리 선생의 시선에서 미나토의 친구 요리가 새롭게 등장한다. 미나토는 요리 관련한 일에 있어서 자주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 학교 측은 미나토의 장래를 위해 얘기하지 않고 무덤덤한 태도를 보인 것이었다. 사오리의 집착과 미나토의 거짓 증언이 더해져 사건은 더 악화되어 결국 호리선생은 기자회견에서 사실이 아닌 자기 잘못을 사실로 인정해 버리며 몹쓸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버린다. 사오리의 시선에선 너무나 가식적이었던 학교 측이 호리 선생의 시선에선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이 장면을 통해 괴물은 미나토구나라고 다시 생각했다.

미나토의 시선

사실 미나토와 요리는 우정이 아닌 그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요리는 이 감정을 받아들이고 있었으며 아버지에게 돼지의 뇌라고조롱을 받으며 학대당하고 있었다. 미나토는 정체성이 확립되지도 않은 시기에 이 감정에 대해 혼란스럽고 두려워하며 요리와의 관계에 용기 내지 못했다. 요리는 반 아이들이 괴롭히는 대상이었기에 더욱 친분을 숨기고 싶어 했고, 그로 인해 사건을 크게 만들어 버렸다. 미나토의 시선에서 밝혀지는 사실은 미나토도, 요리도, 학교도, 선생도, 그 누구도 괴물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엔딩 장면이다. 폭풍우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난 날, 미나토와 요리가 산속에 있는 둘만의 아지트인 망가진 열차 안에 들어가 넓은 풀숲을 둘이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영화는 끝이 난다. 어른들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자신들의 감정이 거부당하는 현재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었던 둘이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해맑게 웃으며 뛰어다니는 장면이 잊히지 않았다. 장면만 보면 해피엔딩 같으면서도 너무나 화사하고 행복하게 담긴 결말이 현실에선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사실이 씁쓸함을 남겼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관람평을 찾아보다 누군가 괴물일까 영화 내내 찾으려 하는 내가 제일 괴물 같다는 문장을 읽고 난 후 머리를 한대 맞은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영화에 괴물은 그 누구도 아니다. 그저 각자가처한 상황과 사회 관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들을 내 시선에 맞추며 괴물은 누구인지 찾던 내가 조금 부끄러워졌다.

이 영화는 단순히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시선과 편견이 얼마나 쉽게 누군가를괴물로 만들어버리는지를 보여준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누군가를 괴물로 단정 짓기 전에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의 틀을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 을 추천한다.

 

글 한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