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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천상병 시인의 ‘귀천’은 단순히 죽음을 앞둔 노인의 달관이 아니다. 모진 고문과 가난, 방랑으로 점철된 비극적 생애를 통과한 한 인간이 세상에 던지는 가장 치열한 긍정의 메시지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투쟁이나 형벌이 아닌 ‘소풍’이라 명명한다. 19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육체와 정신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었음에도, 그시련마저 잠시 머물다 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통찰이다. 시인은 오히려 그 결핍의 틈새를시와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채웠다. 또한, 시대의 폭력 앞에서도 삶에 대한 지독한 사랑을포기하지 않았다.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시가 주는 울림은 각별하다. 삶을 ‘생존’으로만 인식하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시인은 인생의 마지막에 가져갈 것은 화려한 업적이 아닌, 소박한 기억들이라고 말한다.
글 이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