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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헤어지는 순간 우리는 흔히 그것을 ‘끝’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이별을 단순한 끝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누군가와 헤어진다는 것은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을 의미할까.드라마는 패션회사 ‘더 원’의 팀장 하영은과 포토그래퍼 윤재국의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윤재국은 하영은이 과거 사랑했던 윤수완의 동생이다. 두 사람은 사랑해서는 안 될 이유를 알고 있음에도 서로를 향한 마음을 멈추지 못하고, 결국 이별을 맞이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이별은 단순한 끝에 그치지 않고, 지나온 시간과 서로의 감정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이별은 연인 사이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하영은의 친구 전미숙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떠날 준비를 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이별과 남겨진 사람의 상실을 보여준다. 한편 하영은은 자신이 직접 만들고 성장시킨 브랜드 ‘소노’를 내려놓는다. 익숙한 것을 스스로 떠나 새로운 꿈을 선택한 그의 이별은 상실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선택으로 이어진다.작품 속 이별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모두 하영은의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도, 오랫동안 쌓아온 것을 내려놓는 일도 그 순간에는 상실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 끝에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선택하는 과정이 남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이 끝났는가보다 그 이별 이후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향해 나아가느냐일지도 모른다.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 졸업과 함께 익숙한 공간을 떠나고, 친구와 멀어지며, 좋아했던 일이나 꿈을 내려놓기도 한다. 때로는 과거의 나와 헤어져야 할 순간도 찾아온다. 이별은 무언가를 잃는 일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삶을 선택하기 위해 지나온 시간을 정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모든 이별을 반드시 실패나 상실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제목의 ‘헤어지는 중입니다’라는 표현은 우리에게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헤어졌다’가 아니라 ‘헤어지는 중’이라는 현재진행형의 표현은 이별을 끝난 사건이 아닌 계속 이어지는 과정으로 바라보게 한다. 누군가와 헤어지고 익숙한 공간을 떠나는 순간에도 지나온 시간과 기억은 우리 안에 남는다. 지나온 시간은 기억과 경험으로 남아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된다.
글 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