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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507호] (덕명한소리) 흑역사의 재조명

작성자한밭대신문사  조회수167 등록일2020-05-27

인터넷 매체의 무한한 성장에 의해 신세대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으며 유튜브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과거 영상들(예능, 드라마, 음악 프로그램 등)이 유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예인들 혹은 유명인들의 전성기가 재조명되며 복고 열풍도 생겼다. 최근에는 전성기뿐만 아니라 흑역사도 재조명되며 전성기가 지난 이들에게 제2의 전성기를 불러오고 있다.

한때 월드 스타로 이름을 알리며 배우로서, 가수로서 최고의 반열에 올랐던 가수 비(정지훈)가 대표적이다. 그는 유난히 다른 이들보다 흑역사가 많다. 그가 주연배우로 캐스팅되어 2019년에 상영했던 자전차왕 엄복동150억 원이라는 거액의 제작비가 든 영화로 화제가 되었지만 17만 명이라는 초라한 관객 수를 모았고 이에 누리꾼들은 영화 엄복동의 이니셜을 따 UBD라며 17만 명이라는 관객 수를 조롱하기도 했다. 영화 개봉 전,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술 한잔 마셨습니다.. 영화가 잘 안되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엄복동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진심을 다해 전합니다. 영화가 별로일 수 있습니다. 밤낮으로 고민하고 연기했습니다..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했습니다. 저의 진심이 느껴지길 바랍니다라고 남긴 글을 여러 곳에서 패러디되기도 하였다.

이에 더불어 2017년에 발매한 미니앨범의 타이틀 곡인 <>이 조롱거리가 되었다. 화려한 춤에 대비되어 자기과시를 남발하며 앞뒤가 맞지 않는 가사와 오글거리는 랩, 다소 난잡한 비트 등이 화근이었다. 과거 <태양을 피하는 방법>, <너를 붙잡을 노래>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남자 댄스 가수 원탑 반열에 올랐었던 비였기에 아쉬움을 더했다. 처음에는 조롱거리로만 여겨지던 <>은 날이 갈수록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인해 유행을 타기 시작했고 비가 최근 방영된 MBC의 예능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며 인기를 더했다.

충분히 불쾌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비는 “13(하루에 세 번 깡 듣기)은 해야 한다며 유머 있게 받아쳤고 네티즌이 지적한 꾸러기 표정 짓기’, ‘입술 깨물기등에 대한 피드백까지 하며 쿨함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된 비의 모습이 짧게 담긴 유튜브 영상들은 게시한 지 하루 만에 100만 조회 수에 육박하는 등 한물갔던 가수 비의 2의 전성기를 짐작하게 하였다. <>2017년 발매 이후 멜론 음원차트 최고순위(109, 19일 기준)를 달성하면서 본격적인 역주행을 시작하였다.

흑역사로 떠오르는 이는 비뿐만이 아니다. 90년대를 주름잡았던 가수 박미경은 <나는 가수다 2> 방영 당시 일명 국어책 리액션이라 불리는 영혼 없는 리액션이 카메라에 비치며 비난을 받았다. 이는 방영된 뒤 몇 년 동안 네티즌 사이에서 회자되었다. 유행이 끝나지 않자 알바 중개 사이트 <알바몬>은 박미경을 CF 모델로 섭외했고, 이는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화제가 되었다.

가수 김장훈 역시 흑역사를 하나의 캐릭터로 승화시켰다. 김장훈은 90~00년대 여러 히트곡으로 주목받았으며 뛰어난 예능감을 바탕으로 많은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했다. 많은 자선 행사와 기부에 참여하며 기부 천사라는 좋은 이미지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행보는 최악이었다. ‘세월호 참사 때의 무리한 단식’, ‘비행기 내 흡연’, ‘영화 불법 다운로드등 많은 물의를 일으키며 대중들에게 많이 비판받았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의 공연에서 노래 부를 때 닭 울음소리와 유사한 삑사리를 내고 박자도 무시하고 부르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김장훈을 숲튽훈(()을 숲으로 변형+()을 튽으로 변형+)이라고 부르며 조롱했다. 유튜브에는 숲튽훈 관련 영상이 많이 올라왔고 특히 젊은 층에 많이 전파되며 웃음거리로 전락하였다. 그러나 김장훈은 각종 매체에 출연하여 숲튽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대인배의 면모를 보였고 이를 자기의 또 하나의 자아(캐릭터)로 소화시키고 역이용하는 등 이미지 변화에 성공하였다. 또한 몇 년간 방송에서 잘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나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 2> 등의 예능에 출연하는 등 가수 김장훈으로서 재기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수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본인의 창법도 원래 그렇지만(목을 조이는 소리), 노래를 일반적으로 하면 너무 뻔하고 밋밋할 수 있기 때문에 재밌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박자를 멋대로 부르고 음정을 무시하고 불렀다고 증언했으며, “최근 숲튽훈으로 나를 알게 된 청소년들이 본인의 콘서트를 보러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숲서트(숲튽훈+콘서트)를 열고 용돈이 부족한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오면 할인해주겠다는 뜻을 밝혔고 실제로 진행 중이다.

이처럼 인터넷 매체의 발달에 따라 조롱거리로 회자되었던 연예인들의 흑역사가 또 하나의 전성기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위에서 언급했던 연예인들이 비교적 나이가 적지 않음에도 최근 트렌드를 따라가는 모습 또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인터넷 플랫폼의 무한한 발전으로 대중들이 예전처럼 코미디 프로나 예능 프로그램과 같이 뻔한 곳에서만 웃음을 찾기보다 위의 사례들처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웃음을 찾고 있음을 알아볼 수도 있다. 앞으로는 어떤 곳에서 예상치 못한 유행이 될지 가늠할 수 없다. 계속될 매체의 발달을 통해 앞으로는 어떤 문화가 유행할지 기대감을 자아낸다.

 

글 이재환 기자